2018년부터 2023년까지 발신번호를 조작한 통신사업자는 208곳 적발됐다. 과태료만 209건, 10억원 넘게 부과됐다. 그런데 사업 등록이 취소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그 기록이 2026년 7월 16일 깨졌다. 온세텔링크가 발신번호 변작방지 조치를 이행하지 않아 등록취소 처분을 받았다.
과태료만 내면 그만이던 8년
2018년부터 2023년까지 208곳이 적발됐지만, 영업정지나 등록취소로 이어진 사례는 없었다.
2023년 10월 국정감사 자료가 이 구조를 보여준다. 과태료 처분은 209건, 금액으로는 10억 2,400만원이었다. 시정명령도 148건 나왔다.
문제는 반복이었다. 41개 사업자, 전체의 19.7%가 2회 이상 적발됐다. 이들이 낸 과태료가 전체의 절반에 가까웠다. 당시 국회에서는 "영업정지 규정이 없어 과태료만 내면 그만"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온세텔링크는 무엇을 어겼나
온세텔링크는 발신번호 변작을 차단할 법적 의무를 어겼다. 전기통신사업법 제84조의2가 통신사업자에게 지운 의무다.
변작이란 실제 발신번호와 다른 번호가 상대방 화면에 뜨도록 조작하는 행위다. 우체국·카드사·택배사 대표번호를 사칭한 보이스피싱이 대표적 악용 사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앙전파관리소는 2025년 12월 11일 현장검사에서 온세텔링크의 위반을 확인했다. 우체국·카드사·택배사 대표번호 사칭 신고 30건이 계기였다. 시정명령 2건이 내려졌고, 이행기한은 2026년 3월 6일이었다.
온세텔링크는 그 기한을 정당한 사유 없이 넘겼다. 6월 23일 청문 절차를 거쳐, 7월 16일 전기통신사업법 제20조 제1항에 따른 등록취소가 확정됐다.
등록취소 뒤에 남는 것들
등록취소는 사업자 지위 자체를 없애는 최고 수위 제재다. 단순 영업정지와는 다르다.
| 항목 | 내용 |
|---|
| 취소 후 영업 지속 | 3년 이하 징역 또는 1억5천만원 이하 벌금 |
| 대표자·임원 | 3년간 타 기간통신사업자 임원 결격 |
| 기존 가입자 | 서비스 종료 사실을 지체 없이 개별 통지 |
과기정통부는 이번 처분을 두고, 공공기관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을 국민에게 심각한 재산상 피해를 주는 중대 범죄라고 밝혔다.
그런데 이 조치 하나로 충분한가
이번 처분은 정부의 '휴대전화 부정사용 방지 종합대책' 중 사후 제재 축이 처음 작동한 사례다.
정부는 지난 6월 30일 이 대책을 발표했다. 7월 6일부터 휴대전화 개통 시 안면인증을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게 1단계다. 8월 다중인증체계 고도화, 10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 11월 가입제한서비스 기본제공이 뒤따른다. 통신사·유통점 합동점검과 부정개통 사업자 제재는 마지막 축이다.
하지만 이번 조치가 겨냥한 건 우체국·카드사 대표번호 사칭 신고 30건뿐이다. 경찰청과 뉴시스 집계에 따르면, 2025년 1~10월 누적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1조566억원에 달한다. 2024년 8,545억원에서 크게 늘어난 규모다. 사업자 한 곳의 등록취소가 이 규모를 되돌리진 못한다.
실용 관점
제도가 바뀌어도 대표번호를 사칭한 전화는 계속 걸려온다. 화면에 뜬 번호가 진짜 우체국·카드사인지 확인할 방법은 하나뿐이다. 전화를 끊고, 알고 있는 공식 번호로 직접 다시 거는 것이다.
발신번호 변작은 통신사가 막아야 할 기술적 문제다. 반면 AI 보이스피싱: 당신의 목소리를 복제하는 데 3초면 충분하다에서 다룬 음성 복제는 개인이 직접 대응해야 하는 영역이다. 번호도, 목소리도 더 이상 그 자체로는 신원 확인 수단이 되지 못한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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